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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 공오구 - 귀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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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09.10.26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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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

영화 땅돼지의 날선전보(Poster)[우스터’]  <위키미디어>

  

빌 머레이(Bill Murray)[레이]라는 죽여주는 희극 배우가 주연한 땅돼지의 날(Groundhog Day)[]’이라는 1993년산 미국 영화가 있다.  매일 똑같은 일상을 반복하다 점차 꾀를 부리는 똑똑하고도 어수룩한 주인공 이야기다.  텍사스 깡촌의 목동 녀석은 그 영화보다도 훨씬 앞서서 그 주인공의 행위와 일맥상통하는 엉뚱한 짓거리를 시치미 뚜욱 떼고 연일 반복했다. 

 

세월이 지나 반추하니, 물론 우연의 일치였겠지만, 녀석은 얼굴이나 몸체 생긴 것도 빌 머레이와 너무 흡사했었다.  녀석은 다음날도 또 그 다음날도 그리고 또 그 다음날도 그렇게 장장 나흘이나 극도로 자연스럽게 하루를 동일한 일상으로 시작하였다.  열쇠를 넣어 잠그고 태연하게 잠자다가 자물통이 잘리며 밖으로 끌려 나와 싱글벙글인 얼굴로 육중한 지구를 스무 번이나 밀치고는 했다. 

 

녀석은 매일 새벽 황당하게 웃기면서도 아무런 말을 하지 않았다.  대놓고 웃는 법도 전혀 없었다.  조심스럽지만 뭔지 모르는 은근한 기대감이 꽈악 들어찬 눈으로 한껏 웃으면서 곁에서 지켜보던 동료들은 물론이고 녀석 자신도 일종의 묘한 쾌락을 즐기는 것이 틀림없었다.  오직 아무런 죄도 없이 감정의 사각지대에 걸린 보애즈 교관만이 교묘하게 녀석의 집요한 도전을 받는 형국이었다. 

 

녀석은 관객을 맘껏 웃기면서도 막상 자신은 한 치의 오차도 없이 무언무소(無言無笑)로 우스운 짓만 계속하며 철저한 직업 정신을 발휘하는 노련한 희극인(Comedian)[디언]과도 같았다.  하여, 녀석의 단순하게 보이는 똘아이 짓거리는 역설적으로 오히려 상당히 고차원적인 연기였다.  아하, 끝내 거기까지 생각이 미친 김문석은 갑자기 자신의 무릎을 타악 쳤다.  깨달았기 때문이다. 

 

결국, 녀석은 그냥 조용히 고향에 돌아가게 해달라는 무언의 단독 시위를 벌이고 있었던 것이다.  마치 철없는 어린아이처럼 구차스럽게 지지고 볶고 울고 불고 떼쓰고 악쓰지 않으면서도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는 우직한 현명함을 연출하고 싶었던 것이다.  언뜻 보기에는 바보 같지만 의외로 깜찍스러운 면도 있는 녀석만의 귀향 작전이었다.  뚝심만이 필요한 기상천외한 해결 방법이었다. 

 

아닌 게 아니라, 시달리던 보애즈 교관이 종국에는 앓던 이를 빼버리는 결단을 내린 모양이었다.  나흘째의 바보짓이 있은 날 저녁 무렵, 녀석은 묵묵히 혼자서 단출한 짐을 싸들고는 텍사스로의 귀향길에 올랐다.  목동 모자를 쓰고 말만 타지를 않았지, 석양의 무법자가 따로 없었다.  녀석은 잔잔한 미소와 함께 유유히 사라지고 말았다.  요새의 서편으로는 해도 천천히 사라지고 있었다. 

 

그는 그만 본의 아니게 녀석의 귀향 작전에 관한 전모를 바로 곁에서 상세하게 목격한 셈이었다.  신선한 충격이었다.  대단히 몰상식한 무대뽀 전략이었으나 성공적인 결과를 놓고 본다면 분명히 뭔가 건질 만한 점도 있을 것이었다.  무엇보다, 각이 있는 공간으로 제한된 네상(네모난 상자)의 밖에서 관련 사안을 새롭게 관조하는 것이 비결이었다.  순간, 그도 녀석의 뒤를 따르고 싶어졌다. 

 

하기야, 앞뒤 가리지 않고서 행동한다면, 그도 그 자리에서 무조건 간단하게 짐을 싸서 울타리도 없는 요새를 뜨면 되었다.  허나, 그런 막무가내 탈영(AWOL Absent Without Leave)[ or 쓴 위]은 당면 난제의 결말이 아니라 오히려 더 심각한 추후 난제의 시작이었다.  해서, 무슨 일이 있더라도 녀석처럼 훈련소의 기존 체제 안에서 해결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었다. 

 

목표는 진작부터 즉 지난번에 또다시 주방 따까리로 차출되던 이른 새벽부터 세워졌다.  단순히 영어 회화의 불통 문제에서 초래된 고문관 생활을 접고 보애즈 교관으로부터 해방되어 일반 미국 사회로 복귀하는 것이었다.  바꿔 말하면, 미군이라는 직업을 포기하고 녀석처럼 훈련소를 뒤로 하고 귀향길에 오르는 것이었다.  묘책이 필요했다.  해진 직후부터 줄곧 장고를 했지만 허사였다. 

 

그때였다.  막사의 삼층 창가에 서서 물끄러미 밤을 내려다 보는데, 요새 밖의 자택으로 퇴근하는 보애즈 교관의 낡은 자동차가 주차장을 빠져나가는 것이 보였다.  그는 순간 작은 탄성을 질렀다.  좋은 생각을 해낸 것이었다.  용기를 내서 실행에 옮기면 되는 간단한 일이었다.  보애즈 교관이 없는 틈을 타 당장 행하기로 결심했다.  녀석의 전략처럼 탁월하지는 않으나 기대를 걸기로 했다. 

 

저는 영어가 없기 때문에 집에 갈래요!” 

(I wanna go home ‘cause no English!)  <wanna = want to>  <’cause = because> 

[ 글리쉬!] 

 

막사에서 조금 떨어진 중대 사무실로 한참을 터벅터벅 걸어가서는 야근 중이던 흑인 특무 상사를 무턱대고 꽈악 붙들고서 밑도 끝도 없이 무조건 외쳐댄 말이었다.  그 정도는 잘 알면서도 일부러 와장창 부서진 엉터리 영어(Broken English)[우큰 글리쉬]를 토해 냈다.  몹시 뜬금없지만 극히 인간적인 자신의 요구에 최대한의 신빙성을 부여하기 위한 나름대로의 순진한 노력이었다. 

 

아닌 밤중에 홍두깨도 유분수지, 너무나 급작스러워서 두눈까지 똥그랗게 뜬 특무 상사에게 그는 그 간단한 말을 이번에는 최대 한도로 천천히 그리고 일부러 약간 떠듬거리기도 하면서 반복했다.  특무 상사는 잠시 고개를 갸웃하더니 이윽고 그의 개인 신상 서류철을 찾아 꺼내서 들여다 보기 시작했다.  한동안의 어색한 침묵이 흐른 직후였다.  특무 상사가 예상 밖의 밝은 미소를 던졌다. 

 

야아, 자네는 장교(Officer)[’]도 될 수 있는 머리야.  영어도 못한다는 친구가 영어로 된 지능 검사 성적은 왜 이다지도 높은 거야?  자자, 싱거운 장난일랑 당장 집어치우고 곧장 막사로 돌아가서 꿀잠이나 실컷 자두게나.”  그는 미군 장교들의 IQ[] 즉 지능 지수(Intelligence Quotient)[러전쓰 우션ㅌ]가 최소 120 이상이라는 흥미로운 사실도 처음으로 알게 되었다. 

 

미군 돌려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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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브 김의 미국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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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동으로 옮기는 언어 사랑

 

볼드체 = 고딕체딴딴체 = 새로운 한글 단어

 

딴딴체 + 삐딱체 + 보통체 ] = 영소한표 = 영어의 소리 한글 표기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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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브 김의 농담 영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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