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떼를 몰기 위하여 일터로 나가다가 잠시 멈춘 부지런한 텍사스 목동들 <위키미디어>
“하나!” “둘!” “셋!” “넷!” “다섯!” “여섯!” “일곱!” “여덟!” “아홉!” “….”
(One!) (Two!) (Three!) (Four!) (Five!) (Six!) (Seven!) (Eight!) (Nine!) (….)
[원!] [투!] [뜨리!] [풔’!] [파이ㅂ!] [씩쓰!] [쎄븐!] [에잍!] [나인!] [….]
“왜 첫줄은 아홉으로 끝나지? 열은 어디 갔나? 없나?”
(How come the first row ends with nine? Where’s ten? Missing?) <how come = why>
[하우 캄 더 퍼’스ㅌ 로우 엔즈 윋 나인? 웨어’즈 텐? 미씽?]
어느 날 초현대식 삼층 벽돌 막사(Barracks)[배랰쓰] 앞의 큰 주차장(Parking Lot)[파’킹 랕]에서 새벽 점호(Roll Call)[로울 컬]를 하는데, 사열 횡대의 제일 앞줄에 문제가 생겼다. 따악 한 명이 모자랐다. 아직도 동이 트지 않은 상태로 많이 어두컴컴했지만, 열 번째 목소리가 빠지는 소리는 금세 표가 났다. 진가 민가 해서 고개를 좌우로 갸우뚱하던 보애즈 교관은 다시 점호를 지시했다.
결과는 마찬가지였다. 스물스물 수근대는 소리와 더불어 점호 대열에는 야릇한 긴장감이 맴돌기 시작했다. 아직도 다들 졸린 탓인지 서로가 서로의 얼굴만을 촛점 풀린 눈으로 멍멍하게 바라볼 뿐이었다. 그러나 김문석은 누가 빠졌는지 이미 알고 있었다. 바로 그 텍사스(Texas)[텍싸쓰]주 출신으로 온통 깡생깡사 깡다구만 남은 듯이 늘 빈둥거리기만 하던 아주 느끼한 백인 녀석이었다.
미물도 다 녹일 것처럼 뜨거운 태양 아래에서 마른 흙먼지를 푸울풀 날리는 텍사스는 미국에서도 좀 기이한 땅으로 통한다. 괴퍅한 인간들이 많기 때문이다. 그 녀석도 원래 그런 엇나간 군상들 중의 하나였다. 이름 모를 깡촌 목장에서 말을 타고 소를 모는 목동(Cowboy)[카우보이] 즉 목장 인부(Ranch Hand)[랜치 핸ㄷ]로 일하다 게을러 짤려서 할 일 없이 빌빌대다 입대한 녀석이었다.
실은 그날도 잠나라와 꿈나라가 난무하던 내무반은 어두운 꼭두새벽부터 느닷없이 소란해졌었다. 철제 침대 머리맡 난간들이 대걸레 자루에 박박 긁혀서 울려퍼지는 드르륵 소리와 보애즈 교관의 시끄러운 기상 독려 고함 소리가 절묘하게 합세된 때문이었다. 곤히 자다 그런 불협화음을 듣는 것은 누구에게나 상당한 고통이었다. 자명종(Alarm Clock)[얼라’암 클랔] 소리는 유가 아니었다.
하여, 누구든지 화들짝 놀라서 비록 눈은 아직 감은 상태라도 우선 벌떡 일어나 앉기 마련이었다. 허나, 우리네 인생에는 항상 예외가 존재하는 법이렷다. 반쯤 감긴 눈을 하고는 눈곱을 비비면서 주섬주섬 군복을 입고 군화를 신다 보니까, 그의 바로 옆쪽의 녀석 하나가 까칠하면서도 뽀송한 갈색 군용 담요(Blanket)[블랭킽] 밑의 하얀 침대보 속에서 아직도 태연히 꿀잠을 청하고 있었다.
“야, 너 안 일어날 거야?”
(Hey, aren’t you gonna get up?) [헤이, 아’안 쭈 거나 게 렆?] <gonna = going to>
전혀 미동도 하지 않기에 죽었는지 살았는지 도무지 알 수 없었던 그는 증폭되는 호기심을 참지 못하고 녀석에게 다가가서 엊그제 배운 쉬운 영어로 나즈막하게 물었다. 녀석은 흡사 영안실의 송장처럼 반듯하게 누워서 하얀 침대보를 얼굴 전체는 물론 머리끝까지 푸욱 덮고 있었다. 누가 보더라도, 제대로 숨이나 쉬는지 의심스러울 지경이었다. 예상했던 대로 녀석은 꼼짝도 않았다.
누구에게나 참 빠듯했던 시간이 째깍째깍 흘러감에 따라 동료로서 자못 걱정도 되었지만, 녀석의 무반응으로 인하여 조금 머쓱해진 그는 못 먹는 감 찔러나 보자는 심정으로 그의 어깨를 살짝 툭툭 치면서 반복해서 물었다. 그냥 자는 척만 하던 녀석은 마침내 침대보를 빼꼼 내리고 그에게 엷은 미소와 함께 의미심장한 한눈깜빡(Wink)[윙ㅋ]을 건네고는 다시금 잠나라의 문을 두드렸다.
아무래도 텍사스 출신은 어딘가 모르게 좀 다르다고 진작부터 그홀로 생각은 하였지만, 그로서는 도무지 납득할 수 없는 색다른 차원의 놀라운 강심장 인물이었다. 이야기는 애초의 주차장으로 돌아간다. 그 재점호 직후, 잔뜩 화가 치민 보애즈 교관은 대뜸 훈련 소대장인 잭슨에게 지시를 내려 자세한 상황 파악을 하게 했다. 급히 내무반에 뛰어 올라갔던 잭슨이 사색이 되어 내려왔다.
모두의 시선이 일제히 잭슨에게 꽂혔다. 허나, 잭슨은 머뭇대기만 할 뿐 말을 잃은 모습이었다. 보다 못한 보애즈 교관이 잭슨에게 빠진 목소리에 대한 조사 결과를 대라고 재촉했다. 그제서야 떠듬떠듬 겨우 입을 연 잭슨에 의하면, 어떤 녀석 하나가 터엉 빈 고요한 내무반에서 아직까지도 쿠울쿨 세상모르게 잠자고 있다는 것이다. 그로서는 도저히 데리고 나올 수 없었다고 덧붙였다.
연달아 까발려진 기막힌 사연인 즉슨, 개인용 사물함인 회색빛 철제 장롱(Steel Cabinet)[스띠일 캐비닡] 안에 그만 실수로 하나뿐인 열쇠(Key)[키]를 집어넣은 채로 양쪽 문을 꼬옥 닫고 나서 자물통(Lock)[랔]을 꽈악 잠그고는 밤새 수면을 취하는 바람에 입을 군복이나 신을 군화가 아예 없는 고로 굳이 일어나도 아무 소용도 없다고 스스로 판단하여 그대로 계속 잠만 잔다는 것이다.
좀 흥미로운 서부 영화 속에서나 있을 법한 요절복통할 기상천외한 돌발 사태가 벌어지고 있었다. 보애즈 교관은 역시 어쩔 줄을 모르고 방방 뛰며 노발대발했다. 가관이었다. 허나, 점호 대열의 여기저기서는 몰래 킥킥거리는 작은 웃음소리가 좀처럼 끊이지 않았다. 실로, 무지 우스웠다. 희극(Comedy)[카미디]이 따로 없었다. 그는 녀석이 모두의 허를 찌르고 있다는 것을 직감했다.
그가 남보다 한결 뛰어난 직관력이나 추리력을 가졌기에 그런 예리한 느낌을 파악했다기 보다는 오히려 녀석이 그에게만 보여주었던 야릇한 미소와 은밀한 한눈깜빡 등 일련의 후속 행동이 그저 단순 실수가 아닌 복합적 의도가 깔린 계산된 행위라는 추론에 자연스럽게 도달하도록 확실하게 도와준 셈이 되었다. 허나, 그는 한참을 생각하여도 녀석의 궁극적인 의도는 눈치챌 수가 없었다.
이윽고, 아무리 튼실한 자물통이라도 그 고리쇠를 단번에 싹둑 자를 수 있는 대형 금속 절단기가 어디선가 급하게 동원되었다. 결국, 녀석은 군복 상의의 단추를 채우면서 거의 강제로 바깥으로 끌려 나왔다. 그러나 녀석은 놀랍게도 싱글벙글이었다. 고의든 아니든 천하의 호랑이 면전에서 희한한 똘아이 짓거리를 감행한 죄에도 불구하고, 체벌은 고작 지구 밀치기 스무 개가 전부였다.
미군 돌려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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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브 김의 미국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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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동으로 옮기는 언어 사랑
볼드체 = 고딕체 = 딴딴체 = 새로운 한글 단어
[ 딴딴체 + 삐딱체 + 보통체 ] = 영소한표 = 영어의 소리 한글 표기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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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브 김의 농담 영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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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되시는 분,
당신도 눈을 크게 뜨시지요
먼 이곳에서 보더라도
절묘한 통일의 기회는
정말 영원치 않습니다.
민족의 가슴이 웁니다.
눈을 똑바로 뜨시지요.
속마음의 눈 말입니다.
지도자가 되시는 분도
마음을 진정 비우는데
큰 그림에 빠지시지요.
언 마음을 지우시지요.
민족의 통일을 위하여
대업에 동참하시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