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가오는 2009년의 한글날에 즈음하여
세종대왕의 훈민정음 반포를 기념하는 대한민국의 한글날인 10월9일이 다가옵니다.
특히 미국발 외래어의 홍수 사태를 스스로 초래해온 무심한 대한민국이 안쓰럽습니다.
아직도 없는 수많은 한글 단어를 적극적으로 창조하려는 국가적인 노력이 절실합니다.
그저 매년 이맘때면 돌고 도는 구태의연한 한글 사랑 구호는 아무런 의미가 없습니다.

제2차 세계 대전 때부터 40년간 쓰이다 사라진 미군 철모 <그램셔웃-위키미디어>
간이 변소 구멍의 오물이란 아무리 흙으로 층층이 덮는다고 해도 고약한 냄새가 좀 나기는 났다. 기나긴 세월이 흘러가면, 여하튼, 자연 분해가 되어 기름진 퇴비(Compost)[캄포우스ㅌ]로 변할 것이었다. 언제고 나중에 야영지에서 철수할 때가 되면, 그 냄새 진동하는 구덩이를 일껏 퍼낸 흙으로 다시금 메꿔야만 했기에, 동료들이 볼일을 많이 볼 수록 김문석의 마무리 일감은 줄었다.
야영 첫날 저녁, 땅구멍 속에서 온종일 행했던 지독한 중노동 탓으로, 그의 온몸은 완전히 비지땀 범벅이었다. 더군다나, 푸욱푹 찌는 삼복지경이었으니, 땀으로 전신욕을 한 것이나 다름없었다.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시원한 야외 우욕(Shower)[샤우어’]은 커녕, 하루종일 마실 물도 제대로 공급되지 않았다. 점심과 저녁을 까먹으면서 수통(Canteen)[캔티인]의 물도 아껴 마셔야 했다.
훈련 대대(Battalion)[버탈리언]의 물차(Water Truck)[워러’ 트렄] 하나가 고장이 난 모양이었다. 어둠이 깔릴 무렵이 되어서야, 기다리고 기다리던 시원한 물이 배급되었다. 그런데 기가 차게도 일인당 겨우 철모(Steel Helmet)[스띠일 헬멭] 한 바가지의 물이 다였다. 고작 그 소량으로 외딴 야영지에서의 개인적인 것을 모두 해결해야 하는 돌발 상황이었다. 참 황당했다. 잠시 궁리했다.
‘이것도 생존 훈련인가?’
(Is this a survival training, too?) [이즈 디쓰 에이 써’바이벌 트레이닝, 투우?]
‘어떡하면 이걸로 다 해낼 수가 있을까?’
(How could I do all that with this?) [하우 크 라이 두 오올 댙 위 디쓰?]
둥그런 달이 유난히도 밝은 초저녁이었다. 그는 먼저 물을 꿀꺽꿀꺽 양껏 마셔서 심한 갈증부터 해소했다. 군데군데 조금씩 녹슨 철모에 담긴 물이었지만, 한번도 깨끗하게 씻은 적이 없을 약간 더러운 철모의 물이었지만, 그에게는 꿀맛이었다. 가진 것이라곤 아무것도 없는 빈털털이였지만, 순간적으로, 세상에 부러울 것이 없는 진한 행복감에 젖었다. 아주 빈손은 아니기 때문이었나?
그렇다. 그에게는 아직도 철모에 물이 있었다. 실은 얼마 없지만, 잔뜩 있다고 착각하기로 했다. 남은 물로 곧 그만의 청신(淸身)(몸의 때를 빼고 광을 내기) 작업에 들어갔다. 이도 닦고 수염도 깎고 세수도 하고 목욕은 물론, 머리까지 감았다. 까까머리여서 그랬는지, 일도 아니었다. 살짝 비누칠도 했다. 홀라당 벗고 달밤에 체조하는 격이었다. 도무지 믿기지 않았지만, 궁즉통이었다.
인간은 마음만 단단히 먹으면 경우에 따라서 간간히 엄청난 괴력도 발휘할 수가 있는 모양이었다. 언뜻 생각하기에 그 상황에서는 가당치도 않은 총체적인 개인 위생(Personal Hygiene)[퍼’쓰널 하이지인] 관리 작업이었지만, 일단 닥치니까 다할 수가 있었다. 놀라운 일이었다. 겨우 코딱지 만큼의 물로 그처럼 야외에서 시원하게 목욕까지 한 녀석은 없을 것이라는 묘한 자부심이 들었다.
작년에 고국에서 받았던 공수 훈련(Airborne Training)[에어’보’온 트레이닝]의 덕인지도 몰랐다. ‘안되면 되게 하라’라는 파격적 구호가 아까 은연중에 떠올랐던 것도 사실이었다.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2인용 소형 천막(Pup Tent)[펖 텐ㅌ] 안에 누웠다. 곁의 동료는 이미 코를 골고 있었다. 우선 몸이 끈끈하지 않으니, 참 좋았다. 허나, 그의 천근만근 육신은 삭신부터 푸욱푹 쑤셔왔다.
한여름인데도 불구하고 맨땅에서 올라오는 한기가 녹록지 않았다. 뽀옹 뚫린 구멍 위에 모자가 달린 비옷(Poncho)[판초]을 맨밑에 깔고, 푸욱 부풀린 공기요(Air Mattress)[에어’ 매트리쓰]도 두툼한 침낭(Sleeping Bag)[슬리핑 빼액] 밑에 깔았지만, 소용없었다. 불량품인 탓인지, 체중에 눌린 탓인지, 푹신한 공기요가 금세 납작해졌기 때문이다. 육체와 함께 영혼까지도 싸늘해졌다.
애써 눈을 감았다. 잠나라였다. 꿈나라였다. 서울이었다. 저녁이었다. 전세 낸 양식집이었다. 쫑잔치(After-Party)[앺터’-파’리]였다. 술에 취한 여배우들에 둘러싸인 마과수 감독이 지껄였다. “술집 변소에서 똥을 누었는데 휴지가 없다면 껌(Chewing Gum)[추잉 검]종이를 접어 귀퉁이를 찢고 펴서 가운데 구멍에 손가락을 끼워 똥구멍을 닦고 껌종이로 손가락을 닦는다.” “까르르르.”
“김군, 자네 그 안에 있는가?” (Kim, are you in there?) [킴, 아’ 유 인 데어’?]
“네, 교관님!” (Yes, sir!) [예, 써’!]
“냉큼 일어나거라!” (Get up now!) [게 렆 나우!]
“네, 교관님!” (Yes, sir!) [예, 써’!]
아직 동이 트지도 않았는데, 그가 필요한 모양이었다. 보애즈 교관의 당찬 목소리가 얼음장처럼 차가워진 그의 영혼과 육체에 문득 뜨거운 기를 불어넣었다. 마치 자신이 판 네모난 구멍 바닥에 반듯이 누워서 얼음 고문을 당하는 기분이었는데, 오히려 잘 됐다는 생각이 들었다. 작은 천막의 반쪽 공간에서 군복과 군화를 착용하고는 바깥으로 나왔다. 향큼(향기롭고 상큼)한 숲속이었다.
그가 새벽부터 차출되어 할 일은 야영지에서의 아침 식사 준비를 거드는 작업이었다. 좀 떨어진 중대(Company)[캄퍼니] 천막을 찾아갔다. 백열전구의 불빛으로 온통 불야성을 이루고 있었다. 화물차(Truck)[트렄]가 끄는 짐차(Trailer)[트레일러’]에 실린 발전기(Generator)[제너레이러’] 덕택이었다. 야전식(C-Ration)[씨-레이션] 상자에 든 통조림들을 온수에 끓이는 일을 시작했다.
기백 개나 되는 네모난 상자를 하나하나 열어서, 크고 작은 갈색 통조림들을 꺼내어, 퍼얼펄 끓는 물이 반쯤 담긴 큰 둥근통(Drum)[드럼]에 그 깡통(Can)[캔]들을 휘리릭 던지고, 상자의 뚜껑을 덮어서 바로 곁의 간이 식탁 위에 차곡차곡 쟁여놓는 참 단순한 작업이었다. 시간은 좀 걸렸으나, 룰루랄라 아무 힘도 들지 않았다. 담당 교관도 간단한 지시를 내린 직후에 사라졌기에, 편안했다.
허나, 뜻하지 않은 일이 벌어졌다. 조식(Breakfast)[브렠퍼스ㅌ]을 타던 훈병들이 아우성을 쳤다. 소 돼지 닭 더운개(Hot Dog)[핱 똑] 돈각(돼지 허벅지)(Ham)[햄] 등의 주식(Entree)[안트레이] 깡통은 물론, 우유떡(Cheese)[치이즈] 양건빵(Cracker)[크래커’] 등의 후식(Dessert)[디저’엍] 깡통도 몽땅 푸욱 삶은 탓이었다. 머쓱해진 그는 자신의 소대로 삼십육계 줄행랑을 치고 말았다.
미군 돌려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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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브 김의 미국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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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동으로 옮기는 언어 사랑
볼드체 = 고딕체 = 딴딴체 = 새로운 한글 단어
[ 딴딴체 + 삐딱체 + 보통체 ] = 영소한표 = 영어의 소리 한글 표기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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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브 김의 농담 영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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밝은 곳으로 나오시지요
탈북자 핵무기 총살형 수용소
짐승도 배가 고프면 먹이를 찾아 나서는 법입니다.
하물며, 인간도 마찬가지입니다. 탓하지 마시지요.
떠난 이들을 데려다 벌을 주는 게 능사가 아닙니다.
경제적으로 풍요한 나라를 만드는 것이 관건입니다.
핵무기는 너무 엄청나서 아무도 사용하지 못합니다.
따스한 마음을 되짚어 인간의 목숨을 존중하시지요.
통 큰 마음으로 인간의 기본적 자유를 허용하시지요.
당신만이 마구 엉켜버린 실타래를 풀 수가 있습니다.
그리고 그 획기적인 작업은 의외로 매우 간단합니다.
당신이 사고를 바꾸면 됩니다.
당신이 오늘을 바꾸면 됩니다.
당신이 역사를 바꾸면 됩니다.
당신이 마음을 비우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