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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 공오오 - 구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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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09.09.27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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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호나 변소 같은 구멍을 파는 연장인 미군의 접개식 야전삽

 

지구상에 떨어진 인간이 주어진 인생을 살면서 불가항력이라는 변수에 짓눌리는 막막한 순간을 접한다는 것은 결코 유쾌한 일이 아니다.  그리고 그러한 순간이 정말로 끝도 없을 것처럼 자꾸만 반복되는 현실을 산다는 것은 악몽이다.  허나, 김문석은 꿋꿋하였다.  바보가 아니기 때문이었다.  고행의 언덕 너머에는 반드시 칠색 무지개가 영롱하게 떠있으리라는 확신을 지녔기 때문이었다. 

 

언어 불통으로 어쩔 수 없이 매사에 약간씩 굼뜨던 그는 성질 급한 보애즈 교관에게 단단히 찍힌 것이 사실이었다.  하여, 훈련 소대 안팎의 온갖 궂은 일은 거의 몽땅 그의 몫이었다.  허구한 날 막사 내부의 변소도 물청소를 했다.  이력도 붙었다.  허나, 요령은 피울 수 없었다.  허연 수세식 변기에 누우런 배설물 흔적이 좀 남아 있기라도 하면 당장 그에게 지구 밀치기 벼락이 떨어졌다. 

 

미국의 대중 화장실은 휴식을 취하는 방이라는 의미로 휴게실(Restroom)[스트룸]이라고 한다.  신사(Gentlemen)[늘먼] 숙녀(Ladies)[이디] 또는 남자(Men)[] 여자(Women)[]의 방(Room)[], 이렇게 세분하기도 한다.  가정이나 객실의 화장실은 목욕실(Bathroom)[] 또는 우욕실(Shower Room)[우어]이라고 한다.  화장실이란 단어처럼 다들 약간 고상하다. 

 

그런데 미국 군대에서는 모든 화장실을 반드시 변소(Latrine)[러트]라고 한다.  변 즉 대소변 즉 똥오줌을 누는 장소라는 투박한 뜻이다.  똥간이나 뒷간과 진배없다.  깊숙이 파여진 구덩이가 전부인 미군 야영지의 변소에서 유래된 말이다.  가축의 먹이라는 의미의 군식(Chow)[]이나 강아지의 꼬리표라는 의미의 개패(Dog Tag)[옥 택]처럼 다분히 동물적이고 직설적인 어휘다. 

 

헌데, 야리꾸리했다.  자신의 처량한 고문관 모습이 고국의 유명한 설화 소설 콩쥐팥쥐전 속에서 갖가지 수모를 겪어내는 나어린 주인공 최콩쥐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하지만, 정상적인 영어를 거의 전혀 못듣고 못한다는 자신의 치명적인 결함을 너무나 잘 알고 있었기에, 그는 일언반구의 불평이나 불만도 없이 묵묵하게 어떠한 궂은 일이라고 하더라도 일단 주어지면 깔끔하게 다했다. 

 

심지어는, 훈련소가 위치한 요새 내부의 울창한 숲으로 야영(Bivouac)[] 훈련을 나가서도 그는 소대원 전체를 위한 간이 변소 마련을 위하여 혼자서 중노동을 해야만 했다.  보애즈 교관이 지정해준 장소에서 조그만 접개식 야전삽 하나만으로 딱딱한 맨땅을 파야만 했다.  삽질이라고는 단 한번도 해본 적이 없던 그였지만, 야영지 뒤쪽의 좀 비탈진 한적한 숲속에서 비지땀을 흘렸다. 

 

도저히 진척이 없을 것만 같던 작업이었다.  허나, 신기하게도 시간이 지나감에 따라서. 길쭉한 직사각형의 수직 구멍은 점차 깊어지고 있었다.  어깨 넓이로 좁고, 어른 키 높이로 깊고, 네 명의 동료들이 동시에 길다란 나뭇가지에 꽁지를 내민 닭들처럼 걸터앉아서 대변을 볼 수 있을 정도로 길게 만드는 것이 관건이었다.  그의 임무는 땅을 파는 것이었다.  나머지는 그의 일이 아니었다. 

 

느즈막한 오후, 드디어 땅파기가 끝났다.  보애즈 교관은 관을 넣는 구덩이처럼 깊숙하게 파여진 땅과 땀으로 온통 범벅이 된 그의 몰꼴을 번갈아 관찰하더니 상당히 보기 드물게 참 흡족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이윽고 다른 동료 둘의 간이 변소 마무리 작업이 시작되었다.  흡사 새총처럼 쫙 갈라진 상단을 가진 두툼한 통나무 말뚝 두 개가 길다란 구멍의 양끝 바깥쪽에 하나씩 박혀졌다. 

 

그렇게 두툼하지는 않지만 아주 길다란 통나무 한 토막이 마침내 그 두 말뚝의 상단에 덩그맣게 올려졌다.  변을 보기 위하여서 군복 바지와 하반신 속옷(Panties)[]을 군화 발목까지 내린 동료들이 쭈그리고 걸터앉을 일종의 집단 좌변 장치였다.  곁에서 땀을 식히면서 쉬고 있던 그는 허연 알궁둥이들을 내밀고서 볼일들을 볼 동료들을 상상하고는 킥킥킥킥 웃지 않을 수가 없었다. 

 

천막이나 담장이나 칸막이와 같은 사생활(Privacy)[버씨] 보호 설비란 애초부터 안중에도 없는 사항이었다.  아무도 찾지 않는 한적한 숲속에 있는 것이 그나마 다행이었다.  눈비가 와도 꼬딱 맞으며 볼일을 봐야 하는 설정이었다.  뭇병사들의 응가(Poop)[]나 쉬아(Pee)[]좌변목에 약간씩 묻게 되는 것도 필연이었다.  전깃줄에 앉아 싸대는 참새들과 다를 바가 없었다. 

 

누구든지 급한 상황에 처하게 되면, 일단 까고서 앉기는 하겠지만, 나오던 거시기도 다시금 쏘옥 들어갈 것만 같았다.  구덩이의 앞쪽에 군데군데 일정한 간격으로 꽂혀진 지팡이같은 나뭇가지들 끝에 허연 두루말이 화장지(Toilet Paper)[일렡 이퍼’]들이 걸려 있는 것만도 감지덕지였다.  비록 거의 그가 혼자 만든 변소였지만, 그는 앞으로 사흘간 대변을 누지 않기로 단단히 작심했다. 

 

대망의 개장 초엽, 웃지 못할 사건이 터졌다.  부실 공사에 의한 좌변목 붕괴 사고였다.  하필이면, 뚱뚱이들 서너 명이 용변을 보려고 동시에 좌변목에 걸터앉은 게 탈이었다.  전체 하중을 견디지 못한 말뚝 하나가 쓰러지고 말았다.  현장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되었다.  다행히 오물 구덩이에 완전히 빠진 허연 알궁둥이는 없었다.  담당자 둘에게 지구 밀치기 벼락이 떨어졌음은 물론이다. 

 

화덕에 구워도 붉으스름한 고기(Red Meat)[ ]인 소고기를 즐겨 먹어서 그런지, 동료들의 배설물에서는 고약한 냄새가 진동하였다.  도저히 코를 뜰 수가 없을 지경이었다.  허나, 기발한 해결책의 운영으로 구멍은 매우 깔끔하게 유지될 수 있었다.  바로 뒤의 흙더미에 꽂힌 야전삽이 열쇠였다.  각자의 누우런 변은 각자가 알아서 약간의 흙으로 덮으면 되는 참 간단한 방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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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브 김의 미국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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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브 김의 농담 영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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